이번 여름 캠프는 제주도로 3박 4일 동안 갔어요.
작년에 양양으로 서핑을 갔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이번엔 제주도로 서핑하러 갔습니다.
하지만 일기예보 상으로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서 과연 서핑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
이번 캠프는 출발하는 순간부터 돌아오는 날까지 아주 스팩타클한 캠프였습니다.
출발하는 날엔 9시에 출발인데 한 명이 안 와서 연락해 보니 연락을 안 받았어요.
어쩔 수 없이 출발하려고 하는데 다행히 다른 부모님의 통화로 연락이 되었습니다.
아침 9시 출발인데 밤 9시에 출발하는 줄 알았다고 하네요.
그 학생으로 30분쯤 늦은 시간에 출발했는데 얼마쯤 달리다 그 학생이 탄 차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신분증을 안 가져왔다고.... 그래서 차를 돌려 다시 가져오겠다고 말이죠.
차를 돌리지 말고 학생 어머니가 공항으로 가져오게 연락하라고 했는데 이미 차를 돌려서 돌아가는 중이랍니다. ㅡ,.ㅡ;;
이래저래 늦어져서 과연 제시간에 들어갈지가 궁금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탄 차도 길을 잘못 들어 돌아가는 바람에 도착 시간이 늦어지게 되었어요.
어찌어찌 공항에 도착해서 먼저 온 사람부터 짐을 부치려고 하는데 예약인원이 한꺼번에 부쳐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행히 후속 차량이 도착했고 서둘러 짐을 부쳤습니다. 그리고 계획한 대로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올라갔죠.
인원이 많아 빨리 나올 수 있는 음식인 비빔밥으로 통일해서 시켰습니다. 예상대로 순식간에 음식이 나왔어요.
하지만 문제는 시간관념이 없는 학생들이 느릿느릿 먹는 것이었는데 결국 탑승 시간이 촉박해 마지막에 급하게 먹은 학생도 있고 먹다 말은 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짐 검사를 하러 들어갔는데 빨리 통과하기 위해 두 줄로 선 것이 문제였어요.
제가 섰던 줄은 쭉쭉 빠져나왔는데 옆줄에 섰던 사람들은 앞에 외국인들이 뭔가가 걸렸는지 막혀서 나오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탑승 시간은 이미 시작되었고 방송으로는 계속해서 서둘러 탑승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습니다.
탑승 마감 7분 전쯤 짐 검사에서 못 나오고 있었던 사람들이 나왔고 탑승구까지 뛰어야 했습니다.
남학생들이 앞질러 뛰어가서 탑승구가 닫히는 걸 일단 막았습니다.
뒤로 여학생들이 뛰어왔는데 나중에 들은 얘기로 여학생 몇 명이 넘어지면서 매고 있던 가방이 앞으로 날아갔고
가방이 열리면서 안에 있던 내용물이 밖으로 흩어져 나와 다른 친구들이 서둘러 주워 담아 주었다는 겁니다. 그렇게 주워 담으면서 뛰어온 것이었죠.
드디어 제주에 도착했습니다.
태풍이 온다는 날씨치고는 하늘이 상당히 맑네요. 물론 태풍이 슬슬 올라오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강력한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무사히 서핑을 할 수 있을까요? 무사히 우리가 짰던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요?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산방산 근처에 있는 숙소인데 3층에 방 5개, 베란다에 침대 있는 텐트까지 포함해 6개의 방이 있는 숙소였어요.
여자 리더들과 여학생들이 2층과 3층을 썼고 남학생들이 1층과 베란다 텐트를 썼어요. 물론 다들 잠자러 올라가면 거실도 남학생들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남학생들은 몸에 열이 많아서 그런지 에어컨을 풀 가동하고 자더라고요. ㅋㅋ
저녁 식사를 하고 숙소 앞에 있는 사계 해변으로 나왔습니다. 해가 질 무렵이라 하늘이 노랗고 붉게 물들어 가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바람은 어느 정도 불긴 했는데 태풍급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파도가 우리가 작년에 양양에서 놀던 파도가 아니었어요. 서핑 전문가나 감당할 정도의 파도였습니다.
파도를 보니 아무래도 서핑은 물 건너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우린 플랜 B까지 짜 왔으니까요. 플랜 B가 안 될 경우 현장에서 즉시 플랜 C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걱정은 하지 않았어요.
이튿날 오전 원래는 사계 해변에서 서핑을 하기로 했었는데 태풍 때문에 모든 해수욕장에 서핑 금지령이 내렸어요.
결국 플랜B로 981파크로 카트를 타러 왔어요. 전기로 움직이는 카트였는데 제가 생각했던 레이싱 카트는 아니었고 루지 같은 거였어요.
전기로 움직이는 거라 냄새도 없고 쾌적했는데 레이싱 경기가 아니라 재미는 별로 없었어요.
이어서 서바이벌 게임도 했습니다. 서바이벌 게임은 재미있었는데 무작정 쏘고 다니는 것 보다 동맹을 맺고 싸우는 게 승률이 더 높은 거 같아요.
서바이벌 게임에서 인생에서 중요한 동맹의 필요성을 배우고 갑니다. ㅋㅋ
오후 계획으로는 호텔 수영장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전화로 문의를 해 보니 단체는 안 받는다고 하네요. 게다가 입장 인원 제한이 있는 것 같았어요. 전날 네이버에서 예약하려고 보니 9명밖에 예약을 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당일 문의를 한 거였는데 호텔 수영장이라 인원 제한을 둬서 물관리를 하나 봐요. 나중에 개인적으로 가봐야겠어요. ㅋㅋㅋ
그래서 우리는 플랜 C로 화순금모래해수욕장으로 갔어요. 그곳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용천수 수영장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그곳을 선택했습니다.
처음 용천수 수영장에 도착했을 때 사람이 너무 많아 기겁했어요. 많아도 많아도 너무 많았습니다. 바글바글 이었어요.
해변을 보니 사람이 별로 없어서 해변에서 놀까 했는데 리더가 이미 수영장 평상을 대여했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수영장에서 놀아야 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적응이 되었는지 사람 많은 게 거부감이 없어지더라고요.
수영장 물은 용천수라 그런지 엄청 차가웠습니다. 조금 놀다 보니 금세 입술이 파래지는 학생이 생겨났어요.
캠프 일주일 전 아르스쿨러들에게 안전 교육을 했는데 입술이 파래지는 현상이 저체온증 초기 증상이기에 물에서 나와 쉬어야 한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 입술이 파래지면 다들 나가라고 소리치더라고요 ㅋㅋ
수영장에서 계속 놀기엔 너무 추워서 바다로 나왔습니다. 소지품을 놓기에 적당한 파라솔과 튜브 몇 개를 빌렸어요.
일기 예보 상으로는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고 했는데 일기예보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올라오던 태풍이 며칠째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맴돌고 있더라고요.
어쨌든 태풍이 우리나라 가까이 있기 때문에 주의보와 경보는 계속 유지 중이었어요.
오후 4시쯤 물놀이가 시들해질 때쯤 밖에 나와서 쉬고 있는데 태풍 주의보로 수영이 금지되었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더라고요. 다시 들어가려고 했는데 좀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실컷 놀았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리더들이 모래사장에서 뭘 하나 싶었는데 사진을 찍기 위해 땅을 파고 있었어요. 땅을 파서 그 안에 휴대폰을 넣고 사진을 찍는 겁니다.
하트 모양으로 땅을 판 거였는데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 되었네요. 여러 장을 찍은 것 중에 그나마 잘 나온 게 저겁니다. ㅋㅋ
3일째 되는 날은 버스를 대절해서 움직이기로 했어요.
제주도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제주도를 섬 하나로 보는데, 제주도에 사는 사람들은 제주도를 동서남북으로 나눠서 보더라고요.
우리 숙소는 남쪽에서 약간 서쪽으로 치우쳐 있는 곳에 있었는데 중간에서 약간 동쪽으로 치우쳐 있는 스누피 가든을 동쪽에 있는 곳이라고 안 가려고 하더라고요.
결국 추가 요금을 내고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오후에 돌아오는 시간도 정해져 있어서 그 시간을 넘으면 또 시간당 추가 요금을 내야 했어요.
알고 보니 제주도가 서울보다 크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한 번에 이해가 갔습니다. ㅋㅋ
오전엔 43평화공원을 갔습니다. 제주에 오면 한 번쯤은 가봐야 하는 곳입니다.
역사는 역사관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관점에 따라 달라 보이기에 언제나 비판적 사고로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중립적으로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후엔 스누피 가든을 갔는데 다들 기대를 안 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이뻐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아기자기하니 이쁘게 잘 꾸며놓은 곳입니다.
저녁으로 갈치를 먹으러 갔는데 그 비싼 갈치를 편식 때문에 못 먹는 친구가 있더라고요. 그 테이블에서 먹던 친구들만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게 되었네요. ㅋㅋ
갈치를 못 먹는 친구는 결국 된장찌개를 먹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산방산 탄산 온천에 왔습니다.
여름에 오는 것도 나름 괜찮은 거 같아요. 물이 더 따뜻해서 그런지 밖에 나오면 오히려 시원함을 느낍니다.
다들 뿔뿔이 흩어져서 사진에 인원이 많이 비네요. ㅋㅋ
마지막 날은 밤 비행기라 낮엔 판포포구에서 스노클링을 하기로 했어요.
인터넷으로 찾은 장비 랜트하는 샵에서 구입한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좋은 장비를 빌렸어요. 구명조끼, 핀, 마스크, 스노클을 대여했습니다.
수영을 못하는 친구들도 구명조끼가 있어서 물에 떠 있을 수 있어요. 그리고 튜브도 몇 개 빌려서 놀았어요.
이렇게 제주도에서의 3박 4일 캠프를 마쳤습니다.
2024년 여름 캠프는 가까운 양양으로 가려고요. ㅋㅋ 절대 힘들어서 그런 건 아니에요. 정말로 ㅋㅋㅋ
필리핀 스쿠버 다이빙 라이센스를 따러 가기 위해서는 일정을 줄일 필요가 있을 거 같아서 그래요.
다음 큰 목표는 오픈워터 라이센스를 따는 것입니다. 예~^^
아듀~ 2023 여름 캠프 제주